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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호텔 단간론파는 단간론파 본가 시리즈의 스토리와 인물에 대한 스포일러, 주관적 해석과 재창작 요소를 다수 포함하고 있으니 부디 이를 유념해주시길 바랍니다.

천공호텔 단간론파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 특성상 발언자의 신원을 표기하기 위해 대본체 표기가 들어간 부분이 있습니다. 읽는데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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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호텔 단간론파 ch.2 일상편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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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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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별 생각 없이 시작했던 등장인물 소개도 어느덧 '나'와 카미나기를 제외하면 마지막 두 태그밖엔 남지 않았다.

화이팅해서 달려보자. 이 페이스대로라면 다음화쯤엔 시체발견이 가능할지도 모르니.



먼저 모든 태그 중 마지막 알파벳을 부여받은 태그 J부터.


태그 J. 초고교급 르포 기자 시가라토 유즈와 초고교급 연극배우 키쇼의 조합이다.

이번에 다룰 두 태그, 태그 B와 J는 지금까지의 태그들과는 달리 꽤 파트너와 쿵짝이 맞는 녀석들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그 중에서도 태그 J는 시가라토의 고압적인 태도와 싹싹하고 애교스런 키쇼의 성격이 어떻게 어떻게 잘 궁합을 이뤄내는 편으로, 어떻게 보면 두 사람의 의견 합치가 가장 잘 되는 태그라고 볼 수도 있겠다.


시가라토 유즈.

초고교급 르포기자라는 직업답게 겁이라곤 야생 멧돼지보다도 없으며, 고집은 황소보다 강하고 행동력은 호랑이보다 더한 당찬 여학생이다.

174cm. 51kg. A형. 여성진 중에서는 최장신에 해당한다.

생일은 8월 15일. 좋아하는 것은 플랜카드(선동꾼답다), 싫어하는 것은 설득하기 어려운 사람.

청푸른빛 머리칼을 한갈래 사이드테일로 꽉 묶었고 오렌지색 스카프를 머리띠 대신 둘러맸다.

옷차림으로는 주로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기다란 원피스 위에 그것보단 살짝 짧은 짙은 청록색의 겉옷을 걸치는 걸 선호.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에 맞지 않게 뻐끔뻐끔 줄담배를 피워대는 게 흠이라면 흠이요 매력이라면 매력이며, 흡연이 몸에 나쁘다는 걸 몸소 광고하듯 끔찍히 어두운 안색과 짙은 다크서클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 그녀를 판단해선 안된다.

시가라토 유즈의 인간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건 뭐니뭐니해도 그녀의 가려진 오른쪽 절반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앞머리로 한쪽 눈을 가리는 컨셉의 캐릭터야 이미 차고 넘쳤지만, 시가라토의 머리카락을 들춰본다면 아마 그런 상상을 했던 것 자체를 미안하게 여기게 될 것이다.

옛날 히어로 코믹스의 빌런 '투페이스'처럼, 그녀의 얼굴 절반은 심각한 3도 화상으로 망가져있다.

눈은 짓물러서 쓰지도 못하고, 달아오르다 못해 흉측하게 무너져내린 피부는 마치 붉은 찰흙을 취미 나쁘게 조형해놓은 것만 같다.

본래 있어야할 그녀의 '초고교급 표식'도 그 화상에 가려 보이지 않고, 얼굴의 절반이 그 꼴이 난 덕분에 시가라토 유즈는 꽤 나쁘지 않은 신체적 조건에도 매력적인 외모와는 멀찍이 거리를 둔 마녀 취급을 받게 되었다.


시가라토 유즈의 얼굴이 마치 방사능을 쬔 것마냥 녹아내린 것엔 당연하게도 그녀의 직업이 연관되어있다.


시가라토에겐 본래 그녀의 사수 역할을 하는 선배 기자가 있었다고 한다. 이름은 불명이지만 성별은 여성에 20대 성인.

미성년자인 시가라토가 취재 현장에 투입되는 최소한의 조건으로 그녀가 가는 곳엔 어디든 그 선배가 동행했다.

그 선배는 초짜 기자였던 시가라토에게 취재의 기본, 기자의 직업윤리, 생존 노하우 등을 가르쳐주며 현장 업무에서도 그녀의 안전을 책임졌고, 시가라토 또한 그런 듬직한 선배의 등을 존경했기에 이미 인정받을 실력이 되었음에도 선배의 부사수 자리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렸던데다가 얼굴 절반이 어보미네이션이 되지도 않았던 시가라토는 아직 인간에 대한 의심도, 자기 자신에 대한 욕심도 부족했다.


시가라토의 뻔하디 뻔한 배신 스토리는 이쯤에서 접어두고 그녀의 행보 이야기를 하자.


초고교급 르포기자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도록 꾸준하게 반 모노쿠마 운동을 벌여온 시가라토 유즈는 모노쿠마가 살해당한 뒤로 반 모노사메 운동으로 빠르게 노선을 갈아탔다.

1챕터까진 고작해야 결사항쟁 머리띠에 확성기를 들고다니며 소음을 일으키는 게 전부였던 그녀의 항쟁은 2챕터에 들어 좀 더 적극적이고, 좀 더 자극적으로 변했다.

모노사메 동상에 분홍색 페인트를 뿌린다던가, 모노사메가 무슨 말을 하려고 나타나기만 해도 살충제 따위를 뿌려댄다던가, 어느날은 아예 톱과 망치를 들고 나타나서 무차별하게 기물 파손을 해 모노사메의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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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사메: "대체… 자네는 대체 왜 그러는 건가?! 왜 그렇게 물건을 부수지 못해 안달이야? 누가 그렇게 가르치던?!"

시가라토 유즈: "아앙? 어차피 데이터 쪼가리 아닌가. 부수든 말든 알 바 아니잖아? 적당히 고쳐놓으라고, 생선 로봇!"

모노사메: "그, 그마안! 아무리 가상현실이래도 망가진 시설을 고치는 데엔 수고가 이만 저만이 아니라네! 기물 파손을 방지하는 교칙을 추가하기 전에 그쯤 해두게나!"

시가라토 유즈: "흐음? 뭐, 그렇담 더 열심히 때려부숴야겠는데."

모노사메: "그만, 그만!!"

시가라토 유즈: "WRRRRRYYYYYY!!!!"

모노하메: "야매롱!"


-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가라토가 쓸데없는 어그로만 끌고 다녔다는 뜻은 아니다.

아무래도 르포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카미나기와는 다른 의미로 통찰력이 뛰어나서, 녀석은 어촌과 호텔에 숨겨진 여러가지 비밀들을 포착해냈다.

이를테면 항구에 정박해있는 배들에 괸해서.

항구의 배는 세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직접 운항이 가능한 건 두 종류 뿐이다.

하나는 노를 저어서 움직여야 하는 조각배. 다른 하나는 모터식으로 핸들을 돌려 조종하는 어선.


나머지 한 종류는, 다름아닌 해양 쓰레기 수거선이었다.


매일 새벽 다섯 시 경 자동적으로 항구를 출발해 바다를 누비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그 커다란 배는 커다란 전자석으로 바다속에 가라앉은 금속체들을 끌어당긴다.

겨우 사람 채 스무 명도 없는 이곳에서 무슨 해양쓰레기가 있다고 쓰레기 수거선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일단은 사람이 사는 어촌이라는 설정이라 잘도 매일 캔이나 끊어진 쇠사슬, 가라앉은 어선 따위가 건져져나온다.


분명 저 쓰레기 더미에 뭔가 숨겨져있을 거야! 열쇠라든지, 그런 거! 라며 잘도 매일 아침 항구를 찾아 쓰레길 뒤지던 시가라토.

어촌에서의 닷새 째 새벽, 여느때처럼 새 쓰레기를 뒤져보러 갔던 시가라토가 다급하게 사람들을 깨웠을 때, 우린 분명 그녀가 해적왕의 보물이라도 찾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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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진지하고 과격한데다 폭력적이기까지 한 시가라토 유즈의 개성을 중화시키는 역할로는 그녀의 파트너 초고교급 연극배우 키쇼가 그야말로 제격이다.

키쇼. 본명은 불명이며 키쇼는 무대에서 쓰는 이름.

179cm 62kg.

생일은 10월 3일.

미오다 이부키처럼 슴다체를 사용하는, 에너제틱하면서도 허당끼 넘치는 미소년이다.

판타지 게임의 왕자님처럼 푸르른 머리칼에 새하얀 수트핏, 아이돌처럼 화사한 미소에 펑크한 악세사리를 뒤섞은 상당히 자유롭고 쾌활한 미모의 소유자.

유난히 칙칙한 인간상의 비율이 높은 천공호텔 단간론파에서 독보적인 과즙미로 분위기 환기를 담당하는 소중한 인재이시다.

파트너가 워낙에 괴팍함의 끝을 달리고 있다보니 주로 시달리는 시다바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 상큼한 매력에 살인게임을 버텨낼 활력을 얻는 이도 있다는 건 전혀 과장이 아니다. (특히 여성진에서.)


연극배우라는 재능답게 연기력도 뛰어나지만 스스로 자랑삼는 건 귀신도 울고갈 분장능력.

네일아트나 화장 같은 기본적인 분장부터 시작해서 아예 다른 사람처럼 순식간에 얼굴이 변하는 기예까지 부릴 수 있다고 한다.

살인게임에서 그런 첩보물에 나올 법한 초능력이라니, 형평성에 문제가 있지 않나?

시청자 대표 자료를 공부할 때부터 든 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나'는 시가라토에게 시달리다 너털너털 도망나온 키쇼를 독대해 1대1 인터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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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쇼: "오오옷! 인터뷰임까 인터뷰임까!! 기대됨다, 저 이런 거 오랜만임다! 팬들과의 미팅! 교감! 살아있다는 게 체감됨다!!"

"그래 그래, 잘 됐네 잘 됐어. 그래서, 질문에 대한 답은?"

키쇼: "아아… 저의 초고교급 연극배우의 재능 말임까?! 핫하, 별 거 아닌데, 부끄럽슴다! 그렇게 관심 가질 정돈 아님다~."


침까지 튀겨가며 웃음을 터뜨리던 녀석은 싱긋 가짜 미소를 지으며 노려보는 '나'의 표정을 보더니 머쓱하게 뒷통수를 긁었다.

분장이 주특기라곤 해도 초고교급 연극배우. 거짓말쟁이의 얇은 가면 정도는 손쉽게 꿰뚫어보는 모양이다.


키쇼: "흐음…. 아무래도 썩 호의적인 관심은 아닌 모양임다? 이거 좀 실망인데."

"무슨 말을. 우리 시청자 대표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초고교급'의 열렬한 팬이라고? 동경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

키쇼: "아핫, 농담임다 농담! 호의적이면 어떻고 아니면 뭐 어떻슴까? 안티팬도 팬이라는데!"

키쇼: "자, 그러면 한 번만 보여드리겠슴다. 놓치지 말고 잘 보십…쇼!"

"?!"



별다른 준비나 예비동작도 없었다.

여자같이 보들보들하면서도 꽤 큰 손을 한쪽 뺨에 갖다댄 키쇼는, 마치 중국 연극에서 가면을 바꿔치기하듯 스르륵 손을 반대편으로 움직였다.

마법이 일어났다.



"이, 이, 이, 이건…!"

키쇼: "와하, 알아보시는 검까?! 너무 옛날 캐릭터라 못알아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맞슴다! '무한 코털 보보보'의 바로 그 보보보임다!!"

"아니, 알아본 게 아니라 왜 하필 그딴 걸로 변하는데!"


샛노란 아프로머리. 갈색으로 익은 피부. 우스꽝스런 코털.

대체 언제적 캐릭터인진 모르겠지만 분명 어느 만화영화의 캐릭터를 흉내낸 게 분명했다. 그것도 아주 웃기고 저질스런 종류의 것을.


키쇼: "엑. 보보보 싫어하심까? 후, 이래서 애알못들이란…."

"다른 거, 다른 거!"

키쇼: "아하하, 알겠슴다. 그러면… 이건 어떻슴까?!"


창백한 얼굴에 진한 스모키. 새빨간 입술. 이 캐릭터는 안다.


"류크잖아. 야스노트의. 아, 다른 거! 좀 멀쩡한 거 없어"

키쇼: "어라…. 그렇담 이건 어떻슴까?! 이건? 그것도 아니면 이건?!"

"뭔 죄다 만화캐릭터냐…. 좀, 뭐랄까. 현실적인 분장은 불가능해? 이래서야 연극배우가 아니라 코스플레이어잖아."

키쇼: "아, 글쎄에…. 현실적인 분장 말임까…."


다스베이더, 요다, 배트맨 등 성별과 체형을 가리지 않고 감쪽같이 분장했던 키쇼가 한손에 복장을 휙 갈아치우며 곤란하다는 듯 눈을 굴렸다.


키쇼: "이런 마법같은 분장술은 가상의 인물로만 보여드릴 수 있슴다. 물론 적당한 화장 정도는 가능하지만, 실존 인물은 아무래도 초상권이 걸리다보니 수련한 적이 없단 말임다."

"수련한 적이 없어? 어째서지?"

키쇼: "이런이런, 류이치 씨. 가령 제가 류이치 씨 얼굴을 하고 여탕에라도 쳐들어가면 큰일 아니겠슴까? 핫하, 그런 불상사를 스스로 방지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됨다! 참 양심적이고 건전하지 않슴까?"


어째 비유를 드는 게 이상하지만, 요컨대 분장술이 살인게임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가능성은 없다는 의미인 것 같다.

이 증언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또 애로사항이 있지만, 뭐. 일단은 그렇다니 그렇게 생각하는 수밖에.

그런데….

그 어떤 가상의 인물이라도 자유자재로 변할 수 있다면 역시 보고픈 게 있는데.



"에노시마 쥰코!"

키쇼: "…? 잘 못 들었슴다?"

"에노시마 쥰코로 변장해달라고. 핑크빛 도는 금발에다 쭉쭉빵빵한 갸루 캐릭터인데…. 그게…. 죽은 하루히가 평소에 제일 좋아하던 캐릭터라. 어떻게든 안될까? 응?"

키쇼: "……."

"……."

키쇼: "본인 소원을 이루려고 얼마 전에 죽은 동료를 팔아넘기는 건 너무 발칙하지 않슴까? 파렴치함다, 게다가 남자를 코스프레시켜서 욕정하려 하다니. 더럽슴다. 류이치 씨, 성불해서 다시 태어나십쇼!"

"윽…."


키쇼는 경멸의 눈빛을 쏘아보내며 옷깃을 정리했다.

미안하다, 하루히!


키쇼: "거기다 에노시마 쥰코라니, 제가 그 캐릭터를 알 리가 없잖슴까? 류이치 씨 다운 바보같은 부탁임다!!"

"…?"

키쇼: "왜냐면…. 아."

"……."

키쇼: "아…. 아, 그게. 그런 캐릭터의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슴다. 대체 얼마나 마이너한 장르를 좋아하시는 검까? 오타쿠임다 오타쿠! 하하하!"

"……."

키쇼: "……."

"……."

키쇼: "아, 시간이 좀 늦은 것 같슴다. 그럼 이만."



초고교급 연극배우는 눈부신 미소를 씩 한번 쏘아보내고는 마치 엉덩이를 데기라도 한 것처럼 황급히 자리를 떴다.

뭐였지, 방금 그건…?

한순간이지만, 분명히 위화감이 느껴졌는데.



"……키리기리로 부탁할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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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디.

다음 인물은 신체 사이즈를 먼저 읊어볼까?


169cm. 48kg. 혈액형은 A. 가슴둘레도…. AAAAAAAAAA.


여자치곤 큰 키지만 절대적으로 봤을땐 결국 비쩍 마른 젓가락 소녀 몸매에, 빈유도 그런 하이퍼 빈유가 없다.

이나모리 쿠키, 시무라 카리나와 함께 모노쿠마 호텔의 빈유 3대장 중 행동대장을 맡고있는 꼴통 양아치녀이자,

모노쿠마 호텔의 4대 재판 브레인 중 행동대장을 맡고있는 탱크녀, 초고교급 보디가드 아자부 이토리 되시겠다.

생일은 9월 25일. 탄생화는 메귀리, 꽃말은 음악을 좋아함.

꽃말과 어울리게도 그녀가 좋아하는 건 음악, 그 중에서도 모던 락 혹은 펑크 발라드 장르다.

음악을 좋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취미로서의 악기 다루는 실력도 꽤 범상치 않아서, 어지간한 대학 밴드에서 베이스나 키보드를 연주할 정도의 수준은 된다.

음악 외에도 선호하는 건 금전 ¥. 아주 많은 금전.

쌓아놓은 돈을 어디다 써먹을 시간도 없는 주제에 그저 받아먹은 의뢰금을 저축하고 또 저축하는 돈귀신이다.

좋아하는 게 많은 만큼 싫어하는 것도 많은 호불호 확실한 그녀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다름아닌 '초고교급'이라는 호칭 그 자체라니 이 까탈스러운 년이 얼마나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체질인지는 짐작할 만 하다.

빈유 껌딱지라는 걸 제외하면 이 여자의 외적 개성이랄 건 역시 까마귀 깃털보다 새카만 머리카락과 눈보다 하얀 피부 정도가 있지 않을까?

이 눈보다 하얗다는 게 비유가 아니라 정말이어서 RGB값을 추출하면 000이 나올만큼 하얗다. 그래서 화면으로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보면 좀 징그럽다.



비중이 꽤 있는데다 아야키치 슌 다음으로 카미나기와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던 인물이라 별달리 설명할 게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카미나기는 어촌까지만 해도 이토리 쨩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갑작스레 호칭을 바꿔서 미안하지만 편한 대로 부르겠다. 아자부라는 성이 마음에 안들어서.)

그녀를 경호원으로 고용하긴 했지만 그저 보디가드로 유명한 집안에다가 아야키치와 같은 국가에서 자랐으니 제대로 서류를 따져보지도 않고 계약했을 뿐.

둘이 터놓고 대화를 나눈 적도 없이 그저 카지노의 테러리스트라는 공공의 적과 싸웠다는 것만으로 친한 척 하는 거지, 사실 이토리 쨩도 흰토끼도 까놓고 마음의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

서로 '여자의 감' 같은 걸로 대충 나이(카미나기가 한 살 정도 위)나 인간관계(둘 다 찐따), 성향 정도는 파악한 것 같지만…. 카미나기는 보기보다 쉽게 마음을 여는 편이 아니었고, 이토리 쨩은 딱히 먼저 다른 사람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들어갈 성격이 아니었으니 서로에게 과실이 있는 셈이다.



앞에서 카미나기가 설명을 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토리 쨩은 유서 깊은 쿠노이치 가문의 여식이다.

최소 수백 년에서 천 년 전부터 장군가의 호위 혹은 암살자 역할을 수행해온 아자부 가의 딸, 그 중에서도 종가의 외동딸로 태어난 아자부 이토리는 어릴 적부터 전례없는 재능을 선보이며 가문의 어르신들을 놀래켰다.

평범한 인간이 걸음마를 뗄 시기에 그녀는 비둘기를 손으로 잡을 수 있었고, 평범한 유치원생이 줄넘기를 배울 시기에 악어가 가득한 호수 위를 뛰어다녔다.

초등학생이 곱셈을 배워갈 나이에 보디가드로 첫 데뷔해 의뢰주를 저격수의 총알로부터 구해냈고, 함수를 배우다가 수학을 포기할 나이 쯤엔 이미 대성한 보디가드가 되어서 업계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사가 되었다.

보디가드로서 그녀의 특징은 되도록이면 총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즉 아무리 흉악한 테러리스트여도 죽이지 않고 제압하려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그녀가 다년간 맡은 임무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이라고는 자폭이나 할복을 선택한 극단적인 사상범 외엔 없었다.

물론 살인적인 격투술에 두들겨맞은 테러범은 살아도 산 것만 못한 여생을 보내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신경 쓸 문제가 아니다.

이런 이토리 쨩의 과격한 듯 하면서도 물러터진 성격을 곱게 보지 않는 시선도 분명 존재했지만, 누구도 그녀를 나무랄 수 없었던 건 이토리 쨩의 실력이 핸드캡을 안고도 충분히 임무를 수행할 만큼 뛰어나기 때문이었다.

그 실력은 초고교급 재능들이 모인 모노쿠마 호텔에서도 단연 돋보적이어서, 키리누키 켄마, 유키야마 카무이, 타치바나 츠나요시 같은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다곤 해도 결국 1 대 1은 이토리의 우세라는 게 정론이다.


헐크같은 전투력을 지녔으니 단연 지능은 빡대가리겠죠? 라고 생각하면 그거야말로 오산.

원래 이 장르는 똑똑한 여고생이 싸움도 잘 하는 편이다.

문무겸비라는 가풍에 따라 어릴적부터 기본적인 교육과정은 제대로 이수한데다가, 타고난 논리력과 사선을 넘나든 경험에서 나오는 동물적 육감이 탐정으로서의 능력에 적잖히 기여한다.

무엇보다 다른 브레인들과 차별되는 그녀만의 아이덴티티는 다름아닌 '비위'.

섣불리 건들기 어려운 상태의 사체나 단서도 아무 거리낌 없이 (사실 죽어라 참고있는 거지만) 손을 대거 면밀히 조사하는, 이른바 누군가 한 명은 꼭 해야하는 흑기사 역할을 자처하는 역할이다.

비록 1챕터에서 보여준 활약은 그다지 없지만 1챕터에선 그녀뿐 아니라 머리 좋은 녀석들이 대부분 잠수를 탔으니 별 수 없으리라. 어촌에서 그녀의 비위가 발휘되는 모습을 기대하자.

뭐…. 기대해서 좋을 건 없는 일이지만.



그래서, 최고의 신체능력에 지능도 상위권인 그녀에겐 아무런 약점도 없을까?

그럴리가 없지.

이토리 쨩에겐 그 누구와 비교해도 취약하기 그지없는 치명적 약점이 하나 있으니, 그건 다름아닌 그 버러지같은 유리멘탈이다.


아니, 존나 쎈 보디가드가 유리멘탈이라니 그게 무슨 소린가요? 방금 비위가 강하다면서 멘탈이 약하다니요? 싶겠지만 사실 유리멘탈이라는 말로도 그녀의 정신상태를 표현하긴 부족하다.

아자부 이토리는 끔찍한 자기혐오와 죄책감에 빠져있는 중증 정신병자다.

그녀의 정신병에 관한 이야긴 시청자 대표의 정보에도 적혀있지 않았고, 이런 식으로 줄줄줄 읊어 밝히기엔 운치가 없는 이야기긴 하다만, 그녀의 증상은 첫 번째 학급재판이 끝난 시점에서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


챕터 1 17.5화에서 이어진다.



아자부 이토리: "……."

아자부 이토리: "아, 안돼… 아…. 안돼, 또, 또 시작이야, 또…. 겨우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또…!"

아자부 이토리: "……."

아자부 이토리: "아니야…. 정신차려, 난, 나는… 전부 나았어.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내 탓이 아니야. 내 탓이 아니야. 너도 사실은 알잖아. 네 탓이 아니라는 걸. 그러니까 정신차려, 아자부 이토리. 겨우 이 정도로 무너질 거야…?"

아자부 이토리: "…아니야…. 나 때문일지도 몰라…. 은퇴한 채 가만히 집에 박혀있었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도 않았을 지도…. 으, 으으, 으으으…."


카미나기 한나: "아자부 양? 괜찮으세요…?"


아자부 이토리: "…! 나한테서 손 떼!!"


카미나기 한나: "……."


아자부 이토리: "…! 아, 아니, 잠깐만. 그게 그런 게 아니라…. …내, 내가 지금 정신이 좀… 없거든? 그, 그러니까 할 말이 있거든 좀 있다가……."


카미나기 한나: "…죄송해요. 지금같은 때에 괜찮을 리가 없는데. 슌은 아자부 양이 챙겨주세요. 저는 할 일이 좀 남아서."


아자부 이토리: "아… 아? 아, 그, 그래…."



혼잣말을 하며 피가 날 만큼 엄지손가락을 물어뜯던 아자부 이토리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었다.

간단한 요청이었음에도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꿈뻑이던 그녀는 얼어붙었다 해동된 생선처럼 아아, 그, 그래, 하고 겨우 고갤 끄덕였다.

카미나기는 의아한 눈으로 그 뒷모습을 지켜봤으나, 이내 다른 동료들의 상태를 살피러 고개를 돌렸다.


-


살인게임에 휘말리게 된 고교생의 정신이 멀쩡한 게 더 비정상이겠지만 아자부 이토리는 정도가 심했다.

그레이트 에구이사루를 상대로 함께 싸웠던 유키야마 카무이를 수상한 냄새가 난다며 다짜고짜 공격한 것도, 평소라면 절대 누군가를 죽인다던지 하는 말을 진지하게 하지 않을 그녀가 흑막을 죽여야한다는 '나'의 막무가내식 의견에 동조한 것도 모두 그녀의 초조함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흑막 살해가 말도 안 되는 의견이라는 것쯤은 알 수 있다.

가상현실 외부에선 피에로들이 우리들의 진짜 몸을 점거하고 있고, 설령 가상현실 내부에 피에로 이외의 흑막이 존재하며 그 흑막을 살해할 수 있다고 해도 현실의 흑막에겐 아무런 위해도 가지 않을 거란 걸.

요컨대 흑막 살해설을 지지하는 녀석들은 '나'를 비롯해서 머리가 더럽게 나쁘거나 감정에 잡아먹힌 녀석들 뿐이라는 의미다. 아자부 이토리는 그 중에서 후자에 속한다.

물론 쇼코라나 아리스 윈터우즈처럼 그녀를 제외하고도 멘탈이 약한 녀석들은 더러 있지만 그녀의 가장 큰 문제는 도통 남의 도움을 받으려 하질 않는다는 점이다.

그 고집불통의 성질머리때문에 녀석은 타키모리의 상담도 거절하고 파트너를 제외하고선 그다지 말을 섞으려 들지도 않았다. 그나마 아는 체를 하던 카미나기도 어촌에 들어서선 거의 무시당했다.



아, 깜빡하고 잊을 뻔 했는데, 아자부 이토리의 연구교실은 일종의 무도관처럼 지어져있었다.

중국 액션영화에 나오는 체육관처럼 온갖 장애물과 함정들이 설치되어있고, 맞으면 200% 절명하게 생긴 철퇴가 윙 윙 진자처럼 움직이는 그런 무도관.

심지어 작은 에구이사루 모양으로 생긴 전투용 인형들이 끝도 없이 침입자에게 달려드는 시스템까지 있어 '나'는 발을 잘못 들여놓았다가 흠씬 두들겨맞고 쫓겨났다.

격투타입 포켓몬 체육관이라고 생각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그곳은 미니 에구이사루 덕에 이토리 쨩 외엔 방문자가 없었고, 그렇기에 그녀는 마땅히 할 일이 없을 때마다 연구교실에 틀어박혀 에구이사루들을 쥐어패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미니 에구이사루라는 물건이 어째 가면 갈수록 강한 모델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어느덧 이토리의 휴식 아닌 휴식은 하드코어 던전 클리어 도전이 되어버렸다.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로봇을 부수고 부수고 또 부숴 마지막 거대 드릴 에구이사루까지 개박살을 내놓았을 때, 그녀는 어느덧 자기가 땀에 젖어 거친 숨을 쉬며 일종의 상쾌함마저 느끼고 있다는 데에 놀라움을 느꼈다.




아자부 이토리: "후우…. 이거… 생각보다 재밌었네. 모노사메 놈이 준비한 시설치고 꽤 괜찮잖아. 아니, 고철들이 에구이사루를 닮은 걸 보면 기존부터 계획에 있던 시설인가? …뭐, 상관없겠지."



하지만 이토리는 몰랐다.

그녀가 심심풀이 내지 화풀이로 에구이사루들을 부숴대던 게 사실은 각 연구교실에 숨겨져있는 은밀한 힌트, 그 첫 번째를 해금하기 위한 시험이었단 걸.


툭.

이토리가 마지막으로 쓰러뜨린 에구이사루에게서 무언가가 굴러떨어졌다.

금속 혹은 플라스틱 재질에, 손에 딱 잡히는 막대기 같은 물건.



아자부 이토리: "어라. 뭣이여 이건…. ……."

아자부 이토리: "……."

아자부 이토리: "'손전등'……?"


무언가 작은 태그가 붙어있다.

휘갈긴 마커 글씨로 적혀있다.




'보디가드의 기억 1'.



아자부 이토리: "……."

아자부 이토리: "…이거…. 이거 ㅈㄴ 수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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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가 맨손으로 고철 로봇을 때려부수며 수상한 물건을 득템하고 있을 무렵, 초고교급 갬블러는 머리를 싸매고 혼자만의 고민에 빠져있었다.

'나'나 당신에게 있어 초고교급 갬블러라면 세레스티아 루덴베르크가 먼저 떠오르는 게 보통이겠지만, 천공 모노쿠마 호텔의 초고교급 갬블러는 아야키치 슌이라는 허약 소년이다.

시리즈가 오래되면서 오리지널과 겹치는 재능이 나오는 건 이미 예삿일이 아니게 된 모양이었지만, 키보가미네 사가의 팬을 자칭했던 나로선 영 눈엣가시같은 녀석이다.

아야키치 슌에 관해서는 특별히 프로필 낭독 따윈 하지 않을 생각이다. 1챕터에서 카미나기가 이미 떠들만큼 떠들었기 때문이요, 개인적으로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놈이라 별 고운 말이 나올 것 같진 않다는 이유도 있다.



아야키치 슌이 청승맞게 고민에 빠져있던 이유는 아자부 이토리의 이상 증세를 비롯해 여럿 있지만, 그 순간 그를 가장 괴롭히던 생각은 다름아닌 카미나기 한나였다.



아야키치 슌: "…아무래도, 한나가 수상해."

이나모리 쿠키: "그 할망구가 수상해? 왜?"

아야키치 슌: "아아, 그게 말이지, 실은…. 우와악!!! 뭐, 뭐야 너?!"

이나모리 쿠키: "…다짜고짜 여자아이에게 삿대질을 하며 뭐냐니. 흐아암. 악플도 이런 악플이 없네."

아야키치 슌: "…이나모리 쿠키?"


사람이 잘 쏘다니지 않는 복도이기도 했고 이나모리 쿠키가 어딘갈 돌아다닌다는 개념 자체가 낯설기도 했기에 아야키치 슌은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껑충 뛰어올랐다.

거북이 등껍질 같은 침낭에서 얼굴만 쏙 빼놓은 채 툴툴대는 이나모리의 얼굴은 찹쌀떡처럼 희고 말랑말랑해 보였지만, 졸음에 흠뻑 젖어 떠질랑 말랑 하는 눈매는 여간 둔해보이는 게 아니었다.


아야키치 슌: "웬일이야, 네가 이시미네 없이도 밖을 다 다니고. 이시미네는 지금 다쳐서 누워있는 신세지만…. 어이. 거북이. 사람 놀래켜놓고 졸지 마."

이나모리 쿠키: "꿈뻑…. 아, 어라…. 대화중이었나?"

아야키치 슌: "어이."

이나모리 쿠키: "아아, 맞다…. 후아암. 말도 마. 안경거치대 놈이 하도 잔소리해대서 도망나온 거여. 그런데 님 방금, 카미나기 한나가 수상하다고, 기분 나쁘게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지? 무슨 말이야, 할배? 할망구는 할배 친구잖아? 잘 아는 사이 아니었…. z..z…z…."

아야키치 슌: "…잘 알지. 아니, 겨우 잘 아는 것보다 더한 사이긴 한데…. 어쩐지 상태가 이상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란 말이지. 의심을 안 하고 싶어도 안 할 수가 없네."


아야키치 슌은 그냥 상대가 졸든 말든 떳떳하게 혼잣말을 한다는 느낌으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야키치 슌: "'초고교급'들은 모두 단간론파에 대한 기억을 잃었을텐데, 어째서 한나는 모노쿠마를 알고 있었던 걸까? 납치된 후 처음 눈을 떴을 때부터 한나는 첫눈에 모노쿠마라는 캐릭터를 알아봤어."

이나모리 쿠키: "우응…. 글쎄, 그랬던가. 하지만 모노쿠마는 이미 죽었으니 별 상관 없지 않나."

아야키치 슌: "게다가 학급재판이 끝나고, 사람 셋이 살해당하는 영상을 모두가 시청했을 때…. 한나 녀석, 패닉에 빠진 나한테 사람 죽는 꼴 한 두 번 보는 것처럼 굴지 말랬어. 그게 대체 무슨 소리람? 당연히 처음 보지! 나도 양친이 안계시긴 하지만 워낙 어릴 적에 돌아가신 거라 기억도 안 난단 말야!"

이나모리 쿠키: "우응. 너무 갑작스레 자기 가정사를 들먹여도 부담스러운데. 그리고 뭐. 잔인한 액션 영화 같은 데서 그런 건 쉽게 접할 수 있으니까."

아야키치 슌: "끄응. 들어보기나 해. 그리고 뭣보다 그 녀석…"

아야키치 슌: "그녀석, 원래는 '애꾸눈'이란 말야. 원랜 오른쪽 눈을 어릴 때 다쳐서 의안을 끼고 다녔는데, 지금은 양쪽 다 멀쩡하잖아…?"

이나모리 쿠키: "…할배요, 내가 정보 줍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친구 사생활까지 팔아먹는 건 좀 그렇지 않아여…?"

아야키치 슌: "아, 방금 말한 것들은 전부 비밀."

이나모리 쿠키: "으으응. 나 입 엄청 가벼운데. 눈꺼풀은 몰라도."

아야키치 슌: "됐어, 씨. 맘대로 해. 까발리든 말든. 한나가 그런 거 신경 쓸 성격도 아니고."


이런걸 진짜 우정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 걸까?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야키치 슌의 고해를 들은 이나모리는 곰곰히 머리를 굴리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인간관계에 서툰 그녀로서는 이례적인 서비스였다.



이나모리 쿠키: "…고작 의안 때문에 친구를 의심하는 거라면 별 신경 쓸 필요 없지 않나 싶은데."

아야키치 슌: "응?"

이나모리 쿠키: "왜, 잊은 건 아니지? 우리가 있는 곳은 가상현실 속이라는 걸…. 이 육체는 실제가 아니야. 0과 1로 이루어진 데이터지. 할망구의 눈도 그냥 게임 아바타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이상할 건 없지 않나…?"

아야키치 슌: "끄응…. 그런가…. 게임 아바타라…. 너무 리얼해서 잊고 있었네…."

아야키치 슌: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키리누키 켄마. 그 녀석이 이상하잖아? 가상현실 속이라서 눈을 고칠 수 있는 거라면 그 녀석은 어째서 여전히 장님이었지?"

이나모리 쿠키: "글쎄, 단순히 눈이 멀쩡하게 생긴 것과 시력이 있고 없고는 차이가 있을 지도."

아야키치 슌: "?"

이나모리 쿠키: "?는 뭐가 ?야. 쉽게 말해서, 할배 친구는 지금도 여전히 한쪽 눈으로밖에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이지. 겉보기에만 멀쩡하고 시신경은 복구되지 않았다면 말야. …그냥 그럴 수도 있다는 추측이었어…. 무시해줘."

이나모리 쿠키: "……그리고 이건 정말로, 그냥 추측인데."



이나모리 쿠키는 잠시 긴 하품을 뱉고는,



이나모리 쿠키: "그 의안 문제와 같은 맥락으로 생각해서, 당신과 당신 친구들의 현실의 몸…."

이나모리 쿠키: "이미 주름이 자글자글한 할머니 할아버지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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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초고교급 카지노 딜러> 카미나기 한나
A] <시청자 대표> 카라스야마 류이치

B] <초고교급 보디가드> 아자부 이토리
B] <초고교급 갬블러> 아야키치 슌

C] <초고교급 JK???> 쇼코라 치에
C] <초고교급 ???> 유키야마 카무이

D] <초고교급 상담부원> 타키모리 유미코
D] <초고교급 현악부원> 토미하레 소루

E] <시청자 대표> 레이몬 하루히 DEAD
E] <초고교급 펜싱선수> 키리누키 켄마 DEAD

F] <초고교급 실험부원> 타노 나타타
F] <초고교급 대장장이> 타치바나 츠나요시

G] <초고교급 랭킹메이커> 이나모리 쿠키
G] <초고교급 사서> 이시미네 칸

H] <초고교급 동화작가> 아리스 윈터우즈
H] <시청자 대표> 후네즈 신지

I] <시청자 대표> 시무라 카리나 DEAD
I] <초고교급 변호사>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J] <초고교급 르포기자> 시가라토 유즈
J] <초고교급 연극배우> 키쇼


모노쿠마 D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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