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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호텔 단간론파는 단간론파 본가 시리즈의 스토리와 인물에 대한 스포일러, 주관적 해석과 재창작 요소를 다수 포함하고 있으니 부디 이를 유념해주시길 바랍니다.

천공호텔 단간론파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 특성상 발언자의 신원을 표기하기 위해 대본체 표기가 들어간 부분이 있습니다. 읽는데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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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호텔 단간론파 ch.2 비일상편
<까마귀가 싸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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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이해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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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가 수집한 증거 목록



<모노사메 파일 #1}
시체 발견 장소는 부둣가, 사인은 목뼈 골절.
유난히 성의없는 내용이다.


<손상된 안면}
시체의 얼굴은 보존상태를 감안하더라도 심하게 훼손되어있다.


<쇠사슬}
시체의 다리에 묶여있던 무거운 쇠사슬.


<인상착의}
시신의 머리카락과 인상착의를 봤을 때 시신의 주인은 분명히….


<드라이아이스 창고}
다량의 드라이아이스와 카트가 구비된 창고.
잠금장치가 고장난 것으로 보아 누군가 다녀간 것 같다.


<이나모리의 증언}
누군가 낚싯배와 조각배를 타고 나간 흔적이 있다.


<떠밀려온 카트}
해안가에 밀려온 카트. 냉동창고에 있는 것과 같은 물건으로 보인다.


<의미 없는 등대?}
굳게 잠겨있는 등대.
아무런 힌트도 찾지 못해 의미를 알기 어려운데….


<연구교실의 쪽지}
토미하레 소루의 연구교실에서 발견된 쪽지.
'항구에서 봐요…. 당신만큼이나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보여줄게요…. 반드시 혼자…'


<개인실의 쪽지}
인쇄했다고 해도 믿을만큼 바른 글씨로 쓰인 글씨. 그에 비해 그림실력은 형편없다.
'22시까진 돌아올게요.
(\(\     
(  -.- )
O_(")(")     '


<CD 플레이어}
토미하레 소루의 연구교실에 있던 물건. 구닥다리지만 볼륨은 꽤 큰 편이다. 구비된 CD는 토미하레 소루의 연주집.



-





타노 나타타: "아하핫! 지금 나 불렀어, 무능 군? 나 부른 거 맞지? 응? 그치?"

"그래요, 타노 님 불렀습니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 이 무능한 중생 좀 살려주십쇼!'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지금 무슨 짓을…."



이나모리 쿠키와 무라츠바키 마사오미의 맹공에 손 쓸 틈도 없이 절벽까지 내몰려진 절체절명의 위기.

'나'의 번뜩이는 재치… 아니, 번뜩이는 생존 본능이 선택한 길은 '추잡스럽게 바짓가랭이 붙잡기'였다.

이 경우엔 바짓가랭이가 아니라 치맛자락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남은 수가 이것밖에 없는 걸 어찌하랴.

초고교급 실험부원 타노 나타타가 내 편을 들어줄지도, 혹은 그 결과로 밝혀진 진실이 유죄일지 무죄일지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이게 최선이다.

동앗줄이 장미의 줄기 같더라도 일단 살려면 붙잡고 봐야지.

더군다나 그 장미꽃의 이름이 초고교급 실험부원, 타노 나타타라면 더더욱.



갑작스레 이름이 불린 타노 님은 어깨를 으쓱하며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



타노 나타타: "아하핫. 살려달라니, 그게 무슨 뜻일까? 무능 소년?"

"무슨 뜻이긴, 이대로는 다 죽게 생겼으니까 좀 도와달라는 거지. 씨발, 흰토끼는 절대로 살인같은 걸 저지를 여자가 아니야! 나는 나의 파트너를 믿는다! 그러니까 타노 님도 나를 믿고 도와주세요!"


거짓말이다. 애초에 카미나기를 신뢰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안절부절 할 것도 없이 다른 방법을 택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이렇게 감성팔이라도 해야 설득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해본 소린데….


타노 나타타: "싫은데?"

"읭."

타노 나타타: "싫다니까, 무능 소년. 타노가 뭐하러 그런 수고를 들여야 해?"

"그… 당신 목숨… 걸려있는뎁쇼…."



이런. 역시 그렇게 쉽게 풀릴 리가 없지.

상대는 그 또라이, 타노 나타타인걸.



"타노 님 같은 인재께서 이런 변변치 못한 곳에서 허무하게 돌아가시면 전 인류에 큰 손실이 아닐까요? 그, 이대로 가다간 전부 처형당할 것 같그든요?"


키쇼: "우와… 당연하게 무죄를 주장하는 저 뻔뻔함, 바닥에 납작 엎드리는 저 비굴함…! 배우로서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슴다!"

시가라토 유즈: "저딴 거 보고 배우지 마, 등신."


타노 나타타: "목숨? 타노의 목숨이라. 흐응…. 흐흐."


타노 나타타: "목숨이야 뭐, 이 살인게임에 들어온 순간부터 이미 없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설마, 아직도 살아나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던 거야? 아하핫, 그거 진짜 웃긴다!"

"…?"

타노 나타타: "물론 이 게임은 꽤 흥미로우니까 좀 더 오래 즐기고 싶지만, 결국엔 모두 죽는 결말로 확정이야. 엔트로피의 무한한 확장으로 인한 우주의 종말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바이올린 호모가 죽은 것처럼 결국엔 타노도, 누구도 모두 죽을 거라구."



뭘까, 이 묘한 느낌은.

초고교급 실험부원이 광인이라는 것쯤은 이미 옛적에 알고 있었지만 이 느낌은 어딘가 어색하다.

어차피 다 죽을 거니 목숨 따위엔 관심 없다고?

뭐든지 실험해서 결말을 보기 전까진 만족하지 못하는 타노 나타타가 그런…

그런 절망에 빠진 듯한 말을 한단 말야?



타노 나타타: "아하핫, 어쨌든 타노를 꼬시려면 좀 더 흥미로운 떡밥을 내놔! 안그럼 짤도 없어! 특히나 흥미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무재능 버러지 소년에겐."

"윽…."


여전히 몸을 앞으로 기댄 채 싱글벙글 웃는 타노. 그 와중에 풍만한 바스트에 시선이 쏠리는 자신이 너무도 싫었다.

아무리 봐도 절망한 것처럼 보이진 않는데… 그동안의 개인활동으로 뭔가 알아내기라도 한 걸까?

그보다 생각하자. 타노를 설득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뭔가 합리적인, 합리적인 듯 하면서도 어딘가 나사가 빠져있는, 타노 나타타가 만족할만한 그럴싸한 구실을 떠올려야 한다.

엿들었던 타노와 아야키치 슌의 대화를 잘 생각해보자.

분명 힌트가 될 정보가 있을텐데….





-



아야키치 슌: "폭죽…?"

타노 나타타: "응! 폭죽! 아주 크고 아름다운 폭죽! 구경하러 가고 싶지만 안개 때문에 그다지 좋은 스팟은 못 찾을 것 같아서 말이지. 그냥 깬 김에 산책 좀 다니기로 했어!

게다가 타노는 원래 야행성 인간인걸? 그게, 얼마 전까지는 웬 스토커가 딱 붙어서 활동하기 어려웠지만 말야~ 어떻게 된 건지 몰라도 그 스토커가 사라진 것 같아서, 이제 좀 본격적으로 움직여보려구! 책상 앞에만 있으면 가슴때문에 어깨도 결리고~♡ 아핫, 농담이야! 아하핫!"

아야키치 슌: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섹드립이 튀어나오는 여자애구나, 너…. 그보다 스토커라니 대체 누가 널 스토킹한다는 거야…?"


-



…이거다.



"킥. 타노 나타타, 제정신이 아닌 건 잘 알지만 인정머리까지 없는 줄은 몰랐는데. 자길 도와준 사람한테 은혜도 갚지 않을 생각인가?"

타노 나타타: "…? 은혜? 무재능 소년, 혹시 머리가 헤까닥 돌아버렸니?"

"아아, 모르나보네? 그럼 알려줘야지. 타노, 얼마 전까지 꽤 시달렸었지?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던 어떤 '스토커' 때문에 말이야."

타노 나타타: "아?! 맞아, 그걸 어떻게?"

"그야… 그 스토커를 쫓아내준 게 나니까."


거짓말이다.

대화를 엿들었다는 건 굳이 얘기할 필요 없겠지.


타노 나타타: "…오호? 무재능 군이? 그게 사실이라면 고맙긴 한데에, 우리 무재능 소년이 어째서 그런 자원봉사를 했을까? 응?"

"그런 건 중요하지 않잖아? 의도적으로 그랬던 것도 아니고, 신경쓸 건 없어. 중요한 건 네가 나에게 빚졌다는 것. 그리고… 그 '스토커'의 정체를 내가 알고 있다는 거지."


이것도 거짓말.

그리고 마지막으로 큰 거 하나 가기 전에 심호흡을 한 뒤, '나'는 '그 녀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당당하게 외쳤다.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저 새끼야. 저 새끼가 바로 네 뒤를 쫓아다니던 변태새끼라고!"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무슨 소릴 하는 겁니까, 당신…!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타노 나타타: "…오호? 저 고슴도치 변호사가 그 스토커란 말이지? 확실한 거야? 무재능 소년?"

"물론. 확실하고말고."

타노 나타타: "흐음. 방금 말한 게 모두 사실이라면…. 그건 분명 타노도 관심이 생기는걸?"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됐다.

어떻게든 통했어! 씨발, 한 숨 돌렸다! 장하다 장해, 카라스야마 류이치!



타노 나타타: "그리고… 고슴도치 쪽도 아니라는 말은 안 하고?"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흥."



…?

뭐야. 저 녀석. 어째서 부정하지 않지?

강하게 부정하는 대신 그저 입을 꾹 닫고 '나'와 타노를 번갈아 노려보기만 하는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정말로 찔리는 구석이라도 있는 건가?

설마, 그렇다면….

녀석이 '죽여야 할 대상'이라던 게…?



타노 나타타: "흐응…. 좋아! 살려달라는 그 부탁, 들어줄게! 무재능 소년!"

"!"

타노 나타타: "하지만 착각하지 마렴! 이건 무재능 소년이 갑자기 마음에 들었다던가 은혜를 갚는다던가 하는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 구차하게 목숨 챙기는 건 더더욱 아니고!"

"그, 그러면…?"

타노 나타타: "그냥… 타노가 가장 싫어하는 동물이 고슴도치라서 도와주는 거야! 아하핫! 그리고 오늘 이 순간부터 무재능 군은 타노의 노예 1번. 오케이??"

"네, 네에…."



…뭐래는 거야. 미친년이.

어떻게든 같은 편으로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거 괜히 잘못 건드려서 더 빠르게 망해버리는 건 아닌가?



이시미네 칸: "흐음. 그런데 타노 씨가 그렇게 명석합니까? 지금까진 딱히 접점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카라스야마 씨가 저렇게 철썩 달라붙는 걸 보면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은데요."

후네즈 신지: "아아… 그래. 너희들은 모르겠구나. 시청자 대표가 아니니까. 타노 쨩의 실력이야 뭐…. 두고 보자구?"


타키모리 유미코: "드, 듣자듣자하니 대체 무슨 얘기들을 하는 거야…!"

타노 나타타: "응?"

타키모리 유미코: "지금까지 나온 대화들은 전혀 듣지 않은 거야? 범인은 카미나기 한나라고! 무라츠바키 군과 이나모리 양이 애써 증명했다구! 이미 합당한 증거들을 충분히 제시했잖아! 무죄로 만들긴 누굴 무죄로 만들어!"

타노 나타타: "흐응. 증명이라? 우리 당근머리 빗치께서 증명에 대해서 뭘 얼마나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걸 증명이라고 부르진 않지. 선동과 날조라면 모를까. 저 좀만한 꼬맹이도, 고슴도치 변호사도. 뭔가 목적을 가지고 진심에도 없는 말을 그럴싸한 것처럼 꾸며내고 있다구~"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이나모리 쿠키: "흥."

타키모리 유미코: "뭐, 뭐야, 그 말투! 무슨 사람 마음을 다 꿰뚫어보는 것처럼…!"

타노 나타타: "아하핫! 아니, 타노가 똑똑하긴 하지만 초능력자는 아니라서~ 독심술 같은 건 못하고 대신 눈치는 좀 있지! 아하핫, 아핫, 아하하핫…. 자, 그러면 무능 소년을 무죄로 만드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싱글생글 웃음을 흘리며 타노는 새빨간 손톱을 만지작거렸다.


타노 나타타: "일단 원고측의 주장을 정리해볼까? 시체의 정체는 카미나기 한나가 아닌 토미하레 소루. 범인은 시체를 변장시킴으로서 이득을 본 카미나기 한나.
타키모리 유미코의 상담시간을 아프다는 핑계로 빠져나온 카미나기는 토미하레 소루의 연구교실에 쪽지를 전하고, 쪽지 내용에 속아서 부둣가로 흘러온 토미하레를 무자비하게 살해한 뒤 죽은 체를 하기 위해 어딘가에 숨었다…. 이거 맞지?"

타치바나 츠나요시: "흐음. 그런 것 같소만."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언급된 내용 상으로는 그게 가장 합당한 결론입니다만."

타노 나타타: "흐응…. 그렇단 말이지. 즉 카미나기와 무재능 소년을 의심하는 건 크게 잡아 그 옷차림과 쪽지, 그리고 상담 시간. 그 세 가지 때문이라는 거구나? 좋아 좋아. 아주 잘했어. 확증은 없지만 단서가 세 가지나 된다면 범인을 궁지에 몰기는 아주 적절한 논증이네. 아핫."

타노 나타타: "그럼 하나하나 무너뜨려 보자구. 무재능 소년, 문제의 쪽지가 발견된 장소는?"

"?"

타노 나타타: "버스 탈 생각만 하지 말고 제깍제깍 대답 좀 해볼까? 무재능 소년?"

"어어, 쪽지가 발견된 곳이라면 연구교실이겠지."

타노 나타타: "연구교실은 맞는데, 좀 더 자세하게!"

"자세하게라… 자세하게라면…."


잠시 생각할 시간.


"그, 아자부 이토리와 교실 문을 부수고 쳐들어갔을 때 문 아래에 깔려있었지. 그런데 그게 어때서?"

타노 나타타: "그걸 알고도 뭐가 이상한지 모르겠어?"

"?"



대답을 기다리던 타노의 표정이 점차 차갑게 굳어갔다.

마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언제라도 떨쳐버릴 각오가 되어있는 것 같았다.



아리스 윈터우즈: "…만약 토미하레 소루 씨가 쪽지를 봤다면, 보통은 쪽지를 챙겨가거나… 최소한 버렸겠죠…?"

"아?"

타노 나타타: "그래, 그렇지! 작가님이 무재능 소년보단 머리가 좀 돌아가는 편이네♡! 공주님처럼 생겨서 그냥 띨빵인줄 알았더니."

아리스 윈터우즈: "아… 칭찬 감사해요…. 헤헤."

"…그게 칭찬이냐…?"

타노 나타타: "무재능 소년은 조용하도록! 작가님 말이 맞아. 만약 바이올린 게이, 혹은 다른 누군가라도 그 쪽지를 발견했다면 쪽지가 그 자리에 남아있는 건 어색하지?"

"오호…. 즉 '불꽃놀이를 보러 부둣가로 나오라'라는 쪽지는 피해자에게 전해지지 않았다는 뜻이군."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어림짐작이 너무 심하시군요. 피해자가 쪽지를 떨어뜨렸거나 내용만 읽고 건드리지 않았을 가능성은 배제하는 겁니까?"

타노 나타타: "지문 조사라도 할까?"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예?"

타노 나타타: "그 쪽지 말야. 만진 사람의 지문이 찍혔을 거 아냐. 지문이라도 떠서 대조해보면 피해자가 쪽지를 만졌는지 어땠는지 정도는 간단하게 알 수 있겠지?"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그런…. 그런 수준의 과학수사가 여기서 가능할 리가 없잖습니까. 경찰력이라도 빌리지 않고서라면…."

타노 나타타: "할 수 있는데?"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타노 나타타: "기억나지 않나봐, 이 타노 님의 재능? 초고교급 실험부원이 '고작' 지문 대조도 못하겠어? 원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데…? 어때? 해볼까? 말까? 응?"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타노 나타타: "……하핫! 막이래! 농담이야, 너무 그렇게 얼굴 굳히지 마! 농담한 사람 무안해지니까! 지문 정도야 정말 마음만 먹으면 딸 수 있지만, 그건 반칙이잖아? 안그래?

이런 장르에서 DNA 검사 같은 짓을 해선 산통이 깨져버리니까 말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하지만 쪽지를 건들지 않았다는 것쯤은 인정하지 그래? 고슴도치 군?"



장르가 어쩌니, 지문 체취가 어쩌니 하며 떠드는 타노의 여유로운 대응에 무라츠바키의 안면 근육이 빳빳하게 굳어갔다.

지문 체취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인지 블러프인지는 몰라도 같잖은 태클을 가볍게 흘려넘기는 데는 이미 충분한 기세였기에, 타노는 의기양양하게 반격을 이어나갔다.



타노 나타타: "아하핫! 그럼 쪽지는 해결했고~ 다음은 상담 시간을 건들면 될라나? 여기서 돌발 질문. 범인은 왜 폭죽을 터뜨렸을까~요? 응?"

"?"

타치바나 츠나요시: "?"

이나모리 쿠키: "폭죽…? 갑자기?"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타노 나타타: "응. 폭죽말야! 밤중에 터져서 시끄러웠던 그거! 연구교실의 쪽지에도 언급됐었지? 아마 범인이 터뜨렸을 거라 생각하는데, 범인은 어째서 그런 짓을 한 걸까?"


이나모리 쿠키: "음, 그거야 물론… 쪽지에도 언급한 것처럼 피해자를 유인하기 위해서… 겠지. 그런 이유라도 없으면 정말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니까. 폭죽을 터뜨린 덕분에 무라츠바키 씨와 카라스야마 씨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 수 있었고…."


타노 나타타: "으음~ 피해자를 유인하기 위해서 폭죽을 터뜨렸다… 정말로 꼭 그래야만 했을까?"


이시미네 칸: "네?"


타노 나타타: "일단 한 가지. 방금 입증했다시피 피해자는 불꽃놀이를 언급한 쪽지에는 손도 대지 않았어. 피해자가 부두에 나타났다면 그건 불꽃놀이가 아닌 다른 이유 때문일테고, 그 상황에서 폭죽 같은 걸 터뜨렸다간 오히려 찾아든 먹잇감을 놓치는 결과만 낳겠지."

타노 나타타: "반대로 불꽃놀이를 미끼로 피해자를 부두에 불러내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굳이 폭죽을 터뜨리지 않아도 괜찮았을텐데? 피해자를 기습하기 위해 온 어촌에 폭죽을 터뜨린다는 건 목표에 비해 준비물이 너무 거창하잖아. 더군다나 폭죽이 터지자마자 부둣가로 뛰어간 목격자들도 있었다며? 범인이 바보가 아니라면 이목을 끌 거라는 건 알았을텐데, 굳이 그 입장에서 그런 모험을 할 이유가 있을까? 아니, 그럴 배짱이 있었을까?"


이시미네 칸: "듣고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이나모리 쿠키: "……흐음."


아야키치 슌: "…목격당하기 쉬운 것도 문제지만, 불꽃놀이 준비에 들여야하는 시간이 더 큰 문제야. 서커스 천막에 있는 폭죽을 미리 어촌 곳곳에 설치해놔야 할 뿐 아니라 그걸 들켜서조차 안된다면 최소 수 시간에서 반나절은 걸렸을 걸."


타노 나타타: "오! 나이스 어시스트! 그래, 그 말이 맞아. 범인이 폭죽을 터뜨린 데에 들어가는 '정성'. 그걸 감안하면 고작 쪽지 내용의 실현이나 피해자의 시선 끌기 정도를 이유로 폭죽을 터뜨렸다고 보긴 어렵겠지.

범인이 그런 쇼를 벌인 데엔 분명 어떤 필연적인 이유가 있었던 거야. 고슴도치 변호사, 어디 한번 추리해볼래?"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아마 시선을 끌려던 거겠죠. '피해자의 시선'이 아닌, '목격자의 시선'을… 말입니다."

이나모리 쿠키: "'목격자의 시선'…?"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구태여 설명은 하고싶지 않군요. 적의 주장을 거들어주는 역할 따윈 하고싶지 않아서 말입니다."

아야키치 슌: "…여긴 내가 설명할게."


꽤 오래 입을 다물고있던 아야키치 슌이 또다시 입을 뗐다.


아야키치 슌: "'폭죽 같은 걸 터뜨리면 목격자의 시선에 띄게 되어버린다'고 말했지만, 그 반대로 생각하는 것도 가능해. 범인은 목격자의 시선에 띄기 위해서 폭죽을 터뜨린 거라고.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 덕분에 무라츠바키와 카라스야마는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고 수색을 시작한 거고, 우린 그 때문에 그 많은 증거들과 앞뒤 정황을 파악할 수 있었던 거라고. 정확히 말하자면, '파악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가 맞는 표현이겠지만."


이나모리 쿠키: "그 말은…. 카미나기와 토미하레 소루의 실종을 알아차린 게 범인의 의도 그 자체라는 거야? …어떤 논리를 통해서 그런 결론이 도출되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아야키치 슌: "글쎄. 결론이라기보단 '그랬을 수도 있다' 수준의 추측이지만, 적어도 무라츠마키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네. 아니야?"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물론 그렇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카미나기 한나가 시체 위장 트릭을 더 극적으로 이용해먹기 위해 짜낸 꼼수라고밖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타타 씨는 다른 의견이라도 있으신 건지."


타노 나타타: "글쎄. 카미나기 한나가 범인이라면 오히려 폭죽으로 어그로를 끄는 행위는 절대로 하지 않았을 걸. 생각해 봐. 한밤의 불꽃놀이로 인해 어촌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처음 불꽃놀이를 목격한 두 사람으로 시작해서 대여섯 명 정도 되는 인원들이 밤새도록 이곳 저곳을 들쑤시고 다녔지. 그 과정에서 대부분 인원들의 알리바이가 확인됐고, 결국 새벽녘이 될 즈음에서야 시체가 발견되어 조사가 종식됐어."


아야키치 슌: "물론 토미하레 소루의 연주소리가 사라졌으니 타키모리가 그 녀석을 찾아다녔을 수도 있지만, 불꽃놀이처럼 수상쩍은 이벤트가 없었다면 그렇게 열심히 수색하진 않았을 걸? 평소에도 워낙 두문불출한 녀석이니까."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두 분께서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타노 나타타: "하고 싶은 말은, 폭죽이 터진 그 순간부터 새벽까지의 가용 범죄 시간이 통째로 사라졌다는 거야! 아하핫, 이해가 안 되니?

범인은 피해자의 시신을 굳이 바다에 빠뜨린 후 건져올리는 방식으로 발견시켰어. 시체의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부가적으로 피해자의 사망 시간을 확인할 수 없게 만들기도 했지.

잘 들으렴. 만약 사건이 발생한 시각이 뚜렷하다면, 범인은 사건 발생 당시의 알리바이만 신경쓰면 수사망을 빠져나갈 수 있게 돼. 지난 학급재판에서 눈 먼 펜싱선수가 그랬던 것처럼 말야. 물론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해서 금세 잡혔지만.

하지만 사건 발생 시각을 그 누구도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 피해자의 사망 순간부터 발견 시간까지의 그 긴 간극 자체가 범인을 정체를 가려주는 훌륭한 알리바이가 되고 말아. 범행 가능한 순간이 너무나도 많은 데다가 그동안 알리바이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 모두가 용의선상에 어쩔 수 없이 오르게 되는 거니까.

하지만 그 폭죽이 터지고 실종자의 수색이 시작되면서, 이 돔 안의 생존자들은 모두 알리바이가 비교적 뚜력해졌어. 실종자 카미나기 한나를 제외하면 말야. 아하핫!"


아자부 이토리: "거 참 말주변 한 범 드럽게 부족하네. 바보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하자면, 시체를 변장시켜서 의심을 피하는 트릭과 불꽃놀이를 터뜨린 건 서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모순적인 행위라는 의미야. 모순이라고. 모 순.

차라리 피해자를 부둣가에서 처리한 후 적당히 방으로 돌아왔으면 감쪽같았겠지.

실제로 지금까지의 논의 중 살해방식에 대한 이야기는 자세히 다뤄지지도 않았어.

카미나기가 그렇게 솜씨 좋은 암살자라면 옷을 갈아입히는 쇼 따윈 할 필요도 없다고."

아자부 이토리: "게다가 그 폭죽이 터져버렸기 때문에 사건 발생 추정 시각은 카미나기가 사라진 시점인 상담 시간 이후 쯤으로 좁혀지고 말았어.

타키모리 유미코와의 상담 때문에 알리바이가 들통날 수 밖에 없었던 카미나기에게는 최악의 조건, 최악의 한 수라고밖엔 할 수 없지."

아자부 이토리: "즉 '최후 목격 시간대로 보아 카미나기 한나가 진범'이라는 뾰족머리 변호사의 주장은 오히려 모순점만 잔뜩 낳게 되는 거야. 달리 이상하게 보일 것 없었던 그 불꽃놀이 때문에 단단해보였던 논리의 구멍이 하나하나씩 드러나는 거지.

여기서 다시 그 쪽지에 대한 문제로 돌아가볼까. 피해자가 손 댄 적도 없는 쪽지, 그리고 거기에 언급된 '불꽃놀이'. 그건 사실 역으로 불꽃놀이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트릭이었을 거야.

쪽지에 언급한대로 불꽃놀이를 한 게 아니라, 마치 처음부터 불꽃놀이를 할 작정이었다는 듯이 쪽지를 남긴 거지. 오묘하게 논리의 앞뒤를 뒤바꿔서 말야.

즉 범인은 토끼녀가 아니라, 토끼녀를 범인으로 몰기 위해서 폭죽을 터뜨리고 쪽지를 남긴 제 3자. 대충 그런 결론이 나와."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 ……."



타노 나타타에 더불어 합류한 아자부 이토리와 아야키치 슌의 어시스트에 무라츠바키 마사오미는 점점 할 말을 잃어갔다.

여전히 감정 따윈 느껴지지 않는 흔들림 없는 눈매지만, 아마 그 때쯤 자신의 패배를 직감하지 않았을까.



타노 나타타: "아하핫! 울 쟈기 덕분에 설명이 잘 되네~ 타노도 천생 누굴 가르치는 데엔 재능이 없어서!"

타노 나타타: "자~ 그러면 두번째 논쟁거리인 상담 시간도 클리어. 마지막으로 남은 건 옷차림인가? 아하핫! 이건 뭐 굳이 논파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꼭 카미나기 한나 본인이 아니여도 옷 벗기고 갈아입히는 것 정돈 할 수 있잖아? 결국 초점은 그 행위로 인해 득을 보는 게 누구냐는 건데…. 방금 불꽃놀이 얘기로 카미나기가 수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건 증명된 것 같고."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이해하기도 어려운 대화들을 겨우 집중하며 듣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장내의 분위기는 180도 뒤집혀있었다.

차라리 물리적인 살해 트릭에 관한 토론이었다면 알아먹기라도 하지, 논리와 정황, 이해관계 위주의 설전이 펼쳐지다보니 쫓아가기가 너무 어려웠다.

불꽃놀이 얘길 하다가 갑자기 알리바이 얘기가 나오고, 그게 다시 상담 시간으로 이어지다가 사실은 그 쪽지 자체가 범인의 간계였다는 이야기까지….

처음부터 이 학급재판에 '나' 따위가 낄 자리따윈 없었던 게 아닐까 싶다. 제기랄.



타노 나타타: "이미 무재능 소년의 무죄 입증은 끝난 것 같지만~ 사실 여기서 조금만 더 나가면… 범인까지 잡을 수 있을 것 같거든? 어쩔까? 고슴도치? 좀 더 떠들어도 되나? 아하핫! 어떻게 할까? 응? 응?"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타노 나타타: "아앙~♡ 그렇게 노려보면 설레잖아! 타노도 소녀라구, 소녀!"

타노 나타타: "자, 그럼 슬슬 말해보실까? 너클즈 군. 타노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면서 괴롭한 이유가 뭐야? 좋아하는 여자애를 괴롭히는 취미? 타노도 그런 게 즐겁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당해보니까 썩 즐겁진 않네? 아하핫!"

타노 나타타: "어때. 지금부터라도 싹싹 빌면 이쯤에서 다시 발 빼줄 수도 있는데. 너클즈 군이 타노의 노예가 되어서 성의를 보이기만 한다면야~"


아야키치 슌: "헛소리 하지 마."

타노 나타타: "엥?"



승리를 만끽하고 상대를 농락하려던 타노의 말을 자르고 들어온 건 아야키치 슌.



아야키치 슌: "더 끌 것도 없이 이쯤에서 범인을 밝힌다. 처음부터 도움 따윈 필요없었지만, 그래도 타노 덕분에 문제 해결할 시간을 좀 벌었어."


"문제 해결…?"


아야키치 슌: "그래, 사소한 문제가 좀 있어서. 하지만 이젠 아니야. 진상을 전부 파악했으니까.

어쩐지 이상하다 싶었어.

분명 복잡한 수수께끼 따윈 하나도 보이지 않는데, 어딘가 하나같이 어렴풋하고 범인에게만큼은 추리가 닿지 않는 이 느낌. 단서 같은 단서라곤 존재하지 않고 모조리 거짓, 거짓, 거짓.

마치 목표를 코앞에 두고 안개 속을 헤매는 것처럼, 누군가 눈을 가리고 있는 불쾌한 감각.

이제서야 그 정체를 알겠어. 아까부터 한 시간 가량은 떠들고 있는 이 학급재판이 얼마나 시시한 말장난 투성이였는지, 누가 누구와 어떤 관계로 얽혀있는 건지. 알겠다고, 전부 알겠어. 그래서 더… 더 역겹고, 더 화가 나고, 더욱 더… 용서할 수 없어!"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아야키치 슌: "범인이 만든 가짜 단서만을 쫓게 만들어진 기묘한 트릭의 구조에 난 의아함을 느꼈어. 거추장스럽거든, 그런 짓은.

사건에서 범인 자신의 자취를 지우기만 해도 충분할텐데, 굳이 표적 하나를 찍어서 그에게 의심이 쏠리게 하는 건 어려울 뿐 아니라 리스크도 너무나 커.

토미하레 소루를 변장시킨 한나가 아닌 제 3자. 그 3자는 어째서 시체 한 구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걸까?

어째서 한 사람의 피해자를 더 내면서까지 위험한 모험을 해야만 했던 걸까? 그 대상은 어째서 카미나기여야 했을까?

어쩌면 범인은… 한나를 이번 학급재판에서 제거해야만 할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닐까? "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군요. 아야키치 씨."


아야키치 슌: "…하.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가장 잘 알고 계신 분께서 직업정신이 좀 과하지 않아?




이 '변호사' 새끼야?"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흠."






아야키치 슌: "생각해보면 이 재판의 시작부터 네가 제일 수상했어,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처음엔 타키모리 유미코를 이상한 핀트에서 꼬집다가, 이윽고 범인 몰이까지 시작했지. 하지만 피해자가 토미하레 소루라는 말을 듣자마자 이상하다시피 깔끔하게 물러났어.

그 차려진 밥상이지. 한나가 살아있다는 게 밝혀지자 모두의 의심이 카라스야마 류이치와 현장에 없는 한나에게 쏠렸고, 너는 타키모리를 공격할 때와는 달리 한발짝 정도 물러나서 여론몰이를 했어.

불리한 부분에서는 중요하지 않다느니, 별로 복잡하지 않다느니 능구렁이처럼 논점을 돌리고, 공격 포인트에선 억지와 설득력의 그 경계쯤 되는 곳을 넘나들며 어떻게든 한나를 범인으로 몰려고 했다고."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흐음. 갈수록 아리송한 말씀만 늘어가는군요. 그저 한 사람의 플레이어로서 학급재판에 성실하게 임했을 뿐입니다만…."


아야키치 슌: "아직 내 말 끝나지 않았어. '시체에 타박상이 있으니 타살이 분명하다'고 할 땐 언제고, 카라스야마를 공격할 땐 '시체엔 특이점이 없으니 살해 트릭은 밝힐 필요가 없다'고 씨부려?

그뿐만이 아냐. 네가 한나를 범인으로 몰 때 무기로 사용했던 쪽지는 누군가에 의한 조작으로 추정되고, 이야길 들어보니 카라스야마와 불꽃놀이를 보고 처음 수색활동을 시작한 것도, 함께 있던 카라스야마를 혼자 호텔로 보낸 것도 너였다더라?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흠. 저를 끈질기게 미행한 건 카라스야마 씨가 먼저였습니다만? 저야말로 피해자입니다, 아야키치 씨. 자꾸 이러지… 마시죠? 큭."


아야키치 슌 "웃지마, 이 재수없는 새끼야. 안 어울리니까.

미행당한 게 아니라 미행하도록 유도한 거겠지. 카라스야마 류이치가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걸 눈치채고, 일부러 불꽃놀이가 잘 보일만한 야외로 나가서 낚아올린 거야. 한나를 보호할만한 파트너도 곁에서 떼어놓고, 제 입맛대로 움직이도록 유도해 준비해놓은 미끼들도 하나 하나 발견시키는 데 성공했지."


"그게 무슨…?!"


아야키치 슌: "정작 당사자는 이용당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지만…. 너는 카라스야마를 호텔로 보낸 뒤 부두에서 '누군가'와 접선했어. 그러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공작을 끝마치고 일행과 합류해 수색 활동을 벌인 거지."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큭… 큭크크크크. 정말인지 어이가 없어서 원. 하나같이 증거다운 증거라곤 제시하지 못하는 억지 뿐 아닙니까?"


아야키치 슌: "어디 한 번 두고 봐야겠지, 증거가 있는지, 없는지는? 뭐, 정말로 후달리면 타노한테 지문이라도 따다 달라고 하겠어."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그래서, 지금 제가 범인이라는 겁니까? 내가 토미하레 소루를 죽였다고? 초고교급 변호사인 저, 무라츠바키 마사오미가?

하! 어디 더 떠들어 보시지요? 제가 살인자인지 아닌지 어디 한 번 가려봅시다! 좋습니다, 카라스야마 씨! 당장 그 쪽지를 가져오시지요. 나타타 씨! 지금 당장 자문 감식을 준비해주십시오! 어디 한 번 누구의 지문이 나오는 지 봅시다! 그 쪽지에서 제 지문이 나온다면, 그때야말로…!"


아야키치 슌: "거 봐. 또 시작이지, 논점 흐리기."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아야키치 슌: "이젠 좀 적당히 해라, 이 새끼야. 정신 좀 차리라고, 대체 왜 그딴 짓을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 학급재판에 목숨이 걸려있는 건 너도 마찬가지란 말야!"


"……????"


아야키치 슌: "물론 그 쪽지의 지문을 채취하면 네 지문이 나오겠지. 왜냐하면 네가 그렇게 설정해두었으니까! 만에 하나 노림수가 빗나가도 의심이 너에게 쏠리도록! 최후의 순간에는 네가 범인이 되어 모두를 지옥까지 끌고 갈 수 있도록!"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


아야키치 슌: "이제 그만 변호사 놀이는 집어치워,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너의 완벽한 패배야!


그리고….

이제 허수아비는 그만 세우고, 직접 나와서 상대하지 그래?

이번 사건의 검정이자, '또 한 명의 피해자'인….








타키모리…… 유미코! 당장 대답해, 한나는 어디에 있어!"




타키모리 유미코: "……."


타키모리 유미코: "…하아.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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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초고교급 카지노 딜러> 카미나기 한나 ???
A] <시청자 대표> 카라스야마 류이치

B] <초고교급 보디가드> 아자부 이토리
B] <초고교급 갬블러> 아야키치 슌

C] <초고교급 JK???> 쇼코라 치에
C] <초고교급 ???> 유키야마 카무이

D] <초고교급 상담부원> 타키모리 유미코
D] <초고교급 현악부원> 토미하레 소루 DEAD

E] <시청자 대표> 레이몬 하루히 DEAD
E] <초고교급 펜싱선수> 키리누키 켄마 DEAD

F] <초고교급 실험부원> 타노 나타타
F] <초고교급 대장장이> 타치바나 츠나요시

G] <초고교급 랭킹메이커> 이나모리 쿠키
G] <초고교급 사서> 이시미네 칸

H] <초고교급 동화작가> 아리스 윈터우즈
H] <시청자 대표> 후네즈 신지

I] <시청자 대표> 시무라 카리나 DEAD
I] <초고교급 변호사>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J] <초고교급 르포기자> 시가라토 유즈
J] <초고교급 연극배우> 키쇼


모노쿠마 D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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